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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권리 생산하며 20년, 여전히 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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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댓글 0건 조회 33회 작성일 24-07-02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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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운 놈이라 곧 배신하고 떠날 것이라고 했던 동료들의 말은 틀렸다중증장애인 활동가들 이동권 투쟁 덕에 엘리베이터·저상버스 생겨하지만, 박 대표 왜 지하철을 세웠는지, 아직 충분히 알리지 못했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공동대표는 해병대 수색대 출신이다. 그는 1983년 여름 경북 경주시 토함산에서 행글라이더를 타다 추락했다. 23세 때였다. 5년을 ‘시체같이’ 살았다. 장애는 남았다. 1988년 서울장애자종합복지관 직업훈련에서 동기 정태수씨, 선배 박흥수씨를 만났다. 둘은 장애인이 당하는 고통이나 차별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문제다라고 말하곤 했다. 박 대표는 빨갱이 장애인이랑 친해지면 인생 망가지겠다고 생각했다.
박 대표의 술친구이자 장애인권운동의 최전선에 섰던 그들은 2001년과 2002년 나란히 세상을 떠났다. 두 열사가 평소 박 대표에게 했던 배운 놈, 중도장애인인 넌 곧 배신하고 떠날 거 아니냐는 말이 그의 휠체어에 밧줄처럼 걸렸다.
20년이 흘렀다. 박 대표는 장애인권운동의 최전선에 남았다. 버스와 지하철을 멈춰 세울 때마다 언론이 그의 사진을 보도했다. 보도자료도 수없이 많이 냈다. 하지만 여전히 그는 지하철 탑승 시위 같은 망극한 사건을 왜 저질렀는지를 인스타 팔로워 구매 충분히 알리지 못했다고 느낀다. 그 답답함을 지난달 26일 펴낸 책 <출근길 지하철: 닫힌 문 앞에서 외친 말들>에 담았다. 박 대표의 활동지원사인 정창조 노들장애학궁리소 활동가가 묻고, 박 대표가 답한 내용을 정리했다. 두 사람을 지난달 19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났다.
정 활동가는 박 대표를 여우 같다고 평가했다. 투쟁 현장의 상황과 여건에서 틈새를 발견하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했다. 전장연의 대표 의제 중 하나인 ‘권리중심 공공일자리’는 박 대표가 2020년 서울고용노동청 로비에서 ‘중증장애인 노동권 보장’을 외치다 만든 말이었다. ‘중증장애인이 어떤 일을 할 수 있냐?’는 공무원의 물음에 박 대표는 노래하고 춤추면 된다고 맞받았다. 이런 논쟁을 하면서 유엔 장애인권리협약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장애인권리협약을 홍보하고,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라’고 권고한 내용이 떠올랐다.
정 활동가는 이동권 투쟁 덕에 지하철에 엘리베이터가 생기고 저상버스가 생겼다는 중증장애인 활동가들의 말을 떠올리며 아이디어에 살을 붙였다. 그는 대기업 탈세를 돕는 변호사와 유엔 장애인권리협약을 홍보하는 장애인 중 누가 더 사회에 유용한 일을 하는 것이냐라며 상품을 만드는 일뿐만 아니라 ‘권리를 생산하는 일’도 엄연한 노동이라고 말했다.
시위를 할 때마다 욕하고, 지하철 벽을 ‘쾅쾅’ 치며 화를 내는 시민을 만난다. 하지만 그의 행동을 지지하는 시민들은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박 대표는 지하철 시위 때 한 학생이 ‘장애인 이동권을 지지한다’는 문구를 띄운 휴대전화를 머리 옆에 조용히 올려 보인 적이 있었다며 합정역에서 당산역을 지날 때였는데 지금도 얼굴이 기억난다고 말했다.
20여년 전 세상을 등진 두 술친구는 여전히 박 대표의 곁에 남아있다. 정 활동가는 박 대표가 중요한 결정을 할 때 박·정 열사와 대화하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했다. 박 대표의 신조는 셋이 함께 다짐한 ‘제일 못 배우고, 무시당하는 사람들이 세상을 바꾸는 운동’이다.
박 대표는 최근까지도 지하철 바닥을 온몸으로 기며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 서울시의 권리중심 공공일자리 중증장애인 노동자 400명 해고 철회와 장애인권리법안 7개 입법 등을 요구하면서다. 그는 어떤 생각으로 다이인(공공장소나 거리에서 죽은 듯 누워있는 행동)을 하고, 출근길에 지하철을 탔는지는 개인의 경험이 아니라 같이 만들어온 경험이라서 기록으로 전달하고 싶어 책을 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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